주가 반년 만에 882% 급등…몇 달 새 수백억 벌었다 [이슈+]

입력 2021-07-14 09:12   수정 2021-07-15 16:37


주식시장에선 유력 대선 후보자와 관련된 정치테마주가 요동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 손실은 커지는 상황이지만, 해당 상장사들의 대주주들은 주식을 내다파는 등 제 잇속 챙기기에만 몰두하고 있다. 앞에선 '대선후보자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며 선을 그으면서도 뒤에선 수혜를 누리고 있는 셈이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첫 거래일인 1월4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통틀어 이스타코가 최고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스타코는 '이재명 테마주'로 묶이면서 주가가 수직상승했다. 작년 말 주가는 677원으로 '동전주' 신세였다가 반년만인 지난달 말 6650원으로 급등했다. 상승률만 882.27%에 달한다. 이 지사의 장기공공주택 정책과 엮이면서 이재명 테마주로 분류됐다.

윤석열 테마주로 불리는 대원전선도 같은 기간 119.6% 급등하면서 3000원대를 넘어섰다. 사외이사가 윤 전 총장과 서울대 법대 동문이라는 이유로 윤석열 테마주에 묶였다.

앞서 한국거래소는 현저한 시황변동으로 이들 종목에 대해 조회공시를 요구했고 이스타코와 대원전선은 '당사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주가 오르자 뒤에서 수백억원 차익실현
정치테마주에 올라타 고공행진하던 이스타코와 대원전선은 최근들어 주가가 주춤하고 있다. 전날 종가 기준 각각 4425원, 2665원이었는데, 이는 지난달 장중 최고가 대비 각각 41.3% 30.7% 내린 수준이다. 하늘 모르고 치솟던 주가가 밀린 이유는 최대주주 등 특수관계인들이 자사주 처분에 따른 것이다. 보통 주식시장에서 대주주들이 지분을 팔아치우면 고점의 신호로 보고 있다.

이재명주로 여겨지는 이스타코는 지난 12일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보유주식이 1336만2845주(31.19%)라고 공시했다. 이는 지난 3월12일에 공시한 1681만8073주(39.25%)에서 345만5228주 감소한 수치이다. 보유비율도 8.06% 낮아졌다.


가장 많은 주식을 내다 판 특수관계인은 김승제 대표와 계열사인 스타코넷이다. 김 대표는 지난 5월12일부터 3거래일 연속 주당 평균 2802원에 40만주를 팔아 11억2000만원을 현금화 했으며, 같은달 18일에는 주당 3868원에 10만주를 추가로 팔아치워 3억8000만원을 손에 쥐었다.

이후 지난달 1일 20만주를 4051원 장내매도를 시작으로 3차례 더 주식을 장내매도했다. 같은달 29일에는 주당 7500원에 5만주를 매도했다. 6월 한달간 김 대표가 주식을 팔아 손에 쥔 현금은 30억3900만원에 달했다. 이달에도 10만주를 주당 5118원에 팔아치워 5억원을 현금화했다.

김 대표의 최근 3개월간 주식 처분금액은 47억원에 가까웠다. 이외에 특수관계이자 친인척인 홍순희씨(2.01%→0.76%)와 김은성씨(0.23%→0.12%)도 같은기간 주식 일부를 팔아치웠다. 계열사 스타코넷의 지분율도 지난 3월 10.62%에서 이달 9일 기준 6.84%로 줄어들었다.

이와 관련해 회사 관계자는 "(최대주주 지분 매도와 관련해)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주가가 높아졌기 때문에 매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너일가 매도, 고점 신호탄?
대원전선 오너일가도 주식을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정석 대원전선 전무이사는 지난달 28일 보유 주식 284만여주 가운데 200만주를 주당 3293원에 장내매도했다.

앞서 이 회사의 서명환 대표도 지난 21일 보유 주식 124만여주 중 100만주를 주당 3307원에 장내매도했다. 서 대표는 대원전선 최대주주인 갑도물산 지분 74.37%를 보유하고 있으며, 서 전무는 서 대표의 아들이다.

서 전무는 지난 4일과 18일에도 각각 200만주와 100만주를 장내매도했다. 전날 기준 서 대표의 지분율은 1.76%에서 0.33%로 축소됐고, 서 전무는 7.93%에서 1.14%으로 대폭 감소했다.

주가가 급등한 시점에 지분을 대거 매도하면서 서 대표 부자는 지난 한 달 간 총 180억여원을 현금화했다.

이처럼 주가가 급등할 때 보유 주식이나 자사주를 처분하는 것이 불법은 아니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시선은 아무래도 곱지 않다. 대주주 등 내부자의 대량 매도는 테마주 급락의 신호탄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정치테마주로 묶인 상장사가 주가 급등을 반기며 적극 해명에 나서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입을 모은다. 오히려 이 틈에 최대주주가 지분 매각에 나서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치테마주가 유상증자 등 자금 조달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상장사 입장에선 정치테마주에 엮이면 써먹을 수 있는 수단이 많다"면서 "개인투자자들은 손해를 볼 확률이 높은데, 돈을 버는 사람도 일부 있지만 추종매매로 큰 손실을 보는 개인이 허다하다"고 말했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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